최근 만난 20대 중반의 한 친구가 그랬다. "요즘은 취업 자체가 잘 안 되니까, 차라리 처음부터 제 걸 만들어보려고요." 취업이 안 돼서 창업을 생각한다는 얘기였다. 나는 창업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지지한다. 다만 혼자 모든 걸 감당해야 하는 선택이니 너무 쉽게 보지는 말라고 했다. 해보고 싶으면 해봐야 한다고도 했다.

비슷한 얘기를 요즘 자주 듣는다. 커리어 상담뿐 아니라 아들과 딸에게서도,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교수님 친구들에게서도 같은 얘기가 들려온다. 나이 든 지인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다만 질문의 모양이 다르다. 재취업이 어려울 걸 아니까, 이제 은퇴할지, 새로운 일을 해볼지, 한다면 어떤 일을 할지를 묻는다.

요즘 분위기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노동소득보다 자본소득이 낫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남 밑에서 버는 돈은 한계가 있고, 빨리 키우려면 자기 사업이나 투자로 가야 한다는 건 오래전부터 있던 이야기다. 다만 요즘은 이걸 알거나 믿는 사람이 늘었다. 집이나 주식, 코인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걸 보면, 월급을 모아 버는 돈은 작아 보인다. 이런 얘기가 생긴 지는 꽤 됐는데, 요즘은 상식이 됐다.

소득의 종류와, 그 돈을 벌면서 쌓은 경험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20년 넘게 여러 조직에 취업해서 일했다. 소규모로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이 분명히 있었다. 수천만 명이 쓰는 서비스를 설계하고, 여러 팀의 이해관계를 맞춰 하나의 방향으로 끌고 가 본 경험 같은 것들이다. 큰 조직 안에 있었기 때문에 그 정도 규모의 일을 해볼 수 있었다. 직장생활은 투쟁의 연속이었으나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엔 임원들도 파리목숨이라며 직장생활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어 씁쓸하다.

이 글은 노동소득을 아래로 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취업해서 직장에서 일하면서도 자기 사업하는 것과 비슷하게 해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것도 더 적은 리스크를 지고서. 그 일을 계속할지는, 거기서 보람과 보상을 같이 얻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보상이 없으면 보람만으로 계속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 보상은 돈일 때도 있고, 인정이나 존경일 때도 있다. 반대로 보상만 있고 보람이 없는 경우도 비슷하다. 오래 못 가는 사람도 있고, 그래도 계속하는 사람도 있다. 이타적인지 이기적인지를 따지는 것도 비슷하다고 본다. 정말 이타적인 걸까, 그 안에 자기 뿌듯함을 위한 마음도 있는 걸까 싶을 때가 있다.

50대 지인들을 보면 선택이 꽤 갈린다. 죽을 때까지 일하면서 뭔가 기여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고, 이제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 맞다고 할 수 없다. 그동안 느낀 보람과 보상의 크기가 다르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 선택은 전적으로 그 사람의 몫이다.

나는 공부하고 쌓아온 게 아까워서라도 일은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다만 다양한 사람들의 다른 선택을 보면서, 멈추는 것도 똑같이 존중받아야 할 선택이라는 걸 더 이해하게 되었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계속하든 멈추든, 그 일에서 보람과 보상을 같이 얻고 있는지는 결국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 써볼 것

지금 하는 일, 또는 예전에 했던 일 하나를 떠올린다. 그 일에서 보람을 얻었는지, 보상을 얻었는지 따로 적어본다. 둘 다 있었는지, 하나만 있었는지 본다. 하나만 있었다면 그 일을 계속하고 있는지, 또는 왜 멈췄는지도 적어본다. 그 답을 2027년에 무엇을 할지 정하는 데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