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발행일은 아직 며칠 남았는데, 책이 며칠 전부터 서점에서 팔리기 시작했다. 온라인 서점 순위와 리뷰 수를 확인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느리다.

요즘 책 시장 자체가 예전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런 시장에서는 팔리는 책만 팔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책을 사는 대신 유튜브 요약이나 숏폼으로 보고, 궁금한 건 AI에게 물어서 바로 답을 얻는다. 이게 제일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요즘 다들 재테크에 몰두하고 대출도 많이 받아서, 책까지 볼 여유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팔리는 책은 대부분 AI나 재테크처럼 화제가 되는 주제를 다루면서 그 순간의 유행을 탄다. 나는 그런 책을 쓰려던 게 아니었다.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가는 책을 목표로 했다. 내 책은 462페이지다. 요즘 잘 팔리는 책은 보통 250페이지 정도로 얇다. 서점에 나란히 놓인 다른 책들과 비교하면 두께 차이가 뚜렷하다. 너무 두꺼워서 부담스러운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이 책이 정말 스테디셀러가 될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다루는 내용 자체는 유행보다 원리에 가까워서, 시간이 지나도 덜 바뀔 거라고는 생각한다.

유행을 타지 않는 내용을 쓰겠다고 정한 것은, 지금 당장 화제가 되는 책과는 다른 방식을 선택한 것이었다.

출판사도 적극적으로 노출을 늘리려 하고 있다. 서점 MD들과 계속 미팅을 잡고, 책 내용을 요약 카드나 워크북 같은 다른 형태로 만드는 것도 고민 중이다. 다만 결국은 내 세일즈와 마케팅 능력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프롬프트의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에이전트라는 분위기다. 내 책에는 프롬프트가 많이 나온다. 다만 프롬프트를 많이 알려주는 게 핵심은 아니다. 일을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생각할지를 다루는 책이다. 차례만 봐도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텐데, 노출이 안 되니 표지나 제목만 보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다. 차례를 보게 만드는 것부터가 어렵다.

시작과 끝만 사람이 챙기고, 중간은 에이전트가 알아서 처리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반복적이고 되돌리기 쉬운 일이라면 그렇게 해도 된다. 다만 새 시장을 조사하거나 조직을 개편하는 것처럼 애매하고 판단이 많이 필요한 일에서는 다르다. 이런 일에서는 에이전트도 아직 원래 방향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중간에도 사람이 계속 확인해야 한다. 어떻게 접근할지 정하고, 대화하면서 그 방향을 찾아가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한다. 내 책은 에이전트를 깊게 다루진 않지만 사람과 AI가 같이 일할 때 어떤 순서로 생각을 진행할지를 다룬다.

타겟은 직장인이다. 직장인이 일을 잘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내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썼다. 그런데 프롬프트라고 하면 "나도 AI한테 그냥 물어보면 되는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회사 생활을 어느 정도 경험해 본 사람이 먼저 읽어주길 바랐다. 완전히 취업을 준비 중인 사람이 보기엔 회사 일에 대한 맥락이 없어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다만 취업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취준생이나 대학생들이, 회사 일을 어떻게 하는지 미리 익히는 데도 도움이 되길 바랐다.

또 하나 알게 된 건, 요즘 젊은 사람들은 긴 문장을 읽는 걸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긴 문장을 힘들어하는 것과 짧은 영상에 익숙해진 것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젊은 독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분량부터 줄여야 한다. 300페이지를 넘기지 않는 게 안전할 것 같다.

사업은 결국 시장이 원하는 것에 맞추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지금까지 봐 온 니즈는, 빠른 답이 아니라 생각을 깊이 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이게 내가 회사 일에 접근했던 개인적인 이야기라서, 관심이 그렇게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당장 반응이 느려도 내용 자체의 가치가 바뀌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가치를 독자 눈에 띄게 만드는 일을, 나도 아직 잘 못했을 수 있다. 소셜 마케팅도 커뮤니티도 거의 하지 않았다.

다만 책이 나온 지 아직 일주일밖에 안 됐다. 지금 판단하기엔 이를 수도 있다. 누군가 이 책을 보고 회사나 팀 단위로 구매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콘텐츠 마케팅과 영업으로 노출을 어떻게 늘릴지, 이 책이 다른 책과 뭐가 다른지를 어떻게 보여줄지, 실제로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사례로 어떻게 보여줄지, 브랜딩은 어떻게 가져갈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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